[스크랩] 2008 동창 동문회 후기 -(종합편)
2008 동창, 동문회 후기-(종합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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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2008년 연당중학교2회 동창모임과
동문체육대회 참석 과정을
사실과 느낌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사실은 행사의 진행과정을 위주로
느낌은 개인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며
내용중 실명으로 거론된 친구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잘 못 표현된 부분이 있다면
이는 본인들의 뜻이 아님을 밝혀드리며
즉시 수정하겠습니다.
이러한 번거로움에도 이글을 쓰는 이유는
모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누구보다 많아
꼭 참석하려고 했지만
피할 수 없는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친구들에게
그날의 일들과 분위기 그대로
함께 공유하는 것이 그들에 대한 도리인 것 같고.....
또 지금껏 동창모임이나 동문체육대회에
여러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하고
무심하게 지냈던 친구들이 이글을 보고
친구들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마음을 움직여
다음 모임때 한명이라도 더 참석하여
함께할 수 있 길 소망하기 때문입니다.
2008.6.2
한 상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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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임 전야제 (2008.5.24)
어제 저녁
팀 단합을 위한 양평에서의 삼겹살 소주파티가 끝나고
번외로 가진 동료들과의 새잡기 게임으로 한숨도 자지 못한채
새벽닭 울음소리를 들어야 했고
졸림과 피곤함 속에서도
마음은 벌써 제천으로 가고 있었다.
버스타고 가는 동안 차에서 자지뭐....
간단하게 준비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서둘러 펜션에서 짐을 챙겨 서울로 향했다.
미리 예매한 차시간에 맞춰 터미널에 도착하기 위해서였다.
서두른 때문인가
출발 시간에 여유 있게 터미널에 도착했다.
올해는 몇 명이나 올까 ?
처음 참석하는 애들도 있겠지...
장미꽃은 몇송이를 살까 ?
얼마후면 크랭크인 될
영화의 필름을 돌리는 동안
차는 터미널을 빠져나와 경부고속도로를 들어서고 있다.
얼굴에 전해지는 강한 따가움과 흐르는 땀의 끈점함에 눈이 띄였다.
시간을 보니 한시간을 잔 것 같다.
차가 출발하자 의자에 앉은 안락함에 졸림과 피곤함이 더해
금방 잠이 들었었나보다.
커튼을 걷고 창 밖을 살펴보니
낮익은 "앙성 유황온천랜드"의 모습이 스쳐 지나간다.
버스가 영동고속도로가 아닌 중부내륙도로로 가고 있고,
충주 근방인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전에 이곳 앙성 유황온천랜드에 들른 적이 있었다.
넉넉하게 한시간 후면 제천에 도착하게 되겠구나.
조급한 마음에 영래에게 전화를 걸었다.
일찍 도착한 엄재남/박정애/최준영/박대림과 함께
청풍단지에서 점심 먹고 관광하고 시간에 맞춰 약속 장소로 오겠단다.
재남이, 정애, 준영이는 모임으로는 이번에 처음 보게되는 얼굴들이다.
어떤 모습들일지 기대되고 궁금하다.
약속 장소인 "농원"(재만이 가게)으로 가고 있는데
차 창문을 내리며 '상학아" 하고 이름을 부른다.
원옥이와 복자 였다.
같이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벌써 몇 명의 친구들이 도착해 수다를 떨고 있다.
뒤 따라 이화와 윤상이가 들어 온다.
영래,준영,계호,재남이 그리고 얼굴은 알겠는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한명.... 엄남순.. 이란다.
어디서 사는데... 제천이란다... 이런 제기럴...(오래도록 제천에 있었는데)
그런데 왜 처음보지... 그렇게 됐단다...
반가움과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아쉬움을 안주로
소주잔이 쉴 새 없이 자리 이동을 한다.
그동안 짊어 지고 온 세월의 무게를 내려 놓고
철없던 철부지 어린시절로 되 돌아간다.
할 말도 많고 들어야 할 말도 많다.
반가움도 있고 미안함도 있다.
너도 있고 나도 있다.
춘배는 오는 중이고
경미와 희옥이는 내일 아침에 올 계획이란다.
대림이는 원주로 정애 차 태워주러 갔다 조금 있으면 도착할거구.....
시간의 차이를 두고 백정옥, 엄동섭, 심귀보, 김기철, 이정구가 합류하고
배달 나갔던 재만이도 돌아와
식구가 17명으로 늘었다.
빈 소주병은 이보다 훨씬 많게 쌓이고 있다.
그동안 무심하게 지나온 것에 대한 회한과
미안함의 보상을 담아 마음의 소주잔을 권한다.
잘 있었지 ?
어디에 있는데 ?
애들은 ?
돌이킬 수 없는 지나버린 시간에 대한 미련과
서로에게 다하지 못한 아쉬움을 들이키며
한잔의 소주를 마신다.
가끔 이라도 얼굴좀 보며 살자는 다짐으로
마음의 부담과 서운함을 털어버리며,
잔을 비운다.
그렇게 만남의 밤은 깊어 가고 있었다.
워커힐
오랫만에 보는 서먹함을 떨치고
반가움으로 달아오른 흥을 이어가기 위해
자리를 옮긴 동산 뒤 단란주점의 이름이다.
대형 모니터의 노래방 화면과 조명, 테이블 가득한 맥주들.
널찍한 실내가 딱이다.
대본 없는 한편의 영화가 만들어 진다.
노래방 기기의 시작음을 사인으로 카메라가 돌아가고
못채웠던 우정의 큰 그릇을
절제되지 않는 뜨거운 감정으로 채워간다.
너도 아니고 나도 아닌 우리의 울타리를 만들며....
필름이 아닌 가슴에 이를 새긴다.
단연 오늘의 주연배우는 엄남순과 엄재남 이다.
그동안 보여주지 못한 친구들에 대한 사랑을
폭발하듯, 참았던 감정을 한꺼번에 토해내며,
몸사리지 않는 열정으로 열연을 펼친다.
나~이~트 ~~클~럽~에~서....... ♪ ♬♩♬
우~~연~~히~~ 만~났~네....... ♪ ♬♩♬
첫~사랑~~~ 그~~~남자를....... ♪ ♬♩♬
신명나는 리듬과 화려한 조명 아래서..
못다한 미안함과 애절한 소중함에..
흥겨운 가락에 맞춰 서러운 춤을 춘다..
2. 동문 체육대회 행사 (2008.5.25)
몇번의 휴대폰 벨소리에 눈을 떻다.
윤상이였다.
머리가 띵하고 갈증이 심하게 난다.
모두 아침 해장국 먹으러 정구네 가게로 갔다고 빨리 가잔다.
그럼 내가 맨 나중인가 ?
정신을 추스려 어제를 기억해 본다.
한껏 고조된 분위기에 휩싸여 부어라... 마셔라...하며
마신 술이 너무 과했나보다..
허긴 덜 취하게 요령껏 자제하며 마실 분위기도 아니였지만...
어제의 주연 배우들은 더 심하게 취했을 테지,
나도 이 지경인데....
워커힐에서의 축제는
자정이 훨씬 넘을 때까지 계속되었고...
마구 마신 술로 인한 취기와 체력 고갈로..
하나둘 중도 하차한다.
만남의 축제도 막을 내린다.
서울파크호텔 703호
20명도 넘게 들어갈 수 있는 온돌방에
모두 모였다.
집이 제천인 일부 애들을 제외하고 전부다.
아직도 아쉬움이 남아..
야식과 함께 소주를 주문했다.
취기,피곤함,졸림이 한꺼번에 몰려온다..
그래 자야한다. 내일을 위해...
어렴풋이 떠오른 어제의 마지막 그림들이다.
윤상이와 정구네 가게에 가니
어제 없었던 경미도 있었다.
가게 마치고 신랑과 같이 내려 왔는데 새벽 5시에 도착했고
엄주환이는 벌써 학교 운동장에 도착해 있단다.
제천의 올갱이 해장국은 일품이다.
비타민이 풍부하고 영양가도 높을 뿐아니라
간기능 강화와 숙취 해소에도 그만이어
술마신 다음날 해장국으로 인기가 최고다.
올갱이 해장국으로 쓰린 속을 달랜다.
"2회 동창이여 영원히 변치말자"
올해서야 준비한 대형 천막 상단을 가로 질러 걸려 있는
현수막의 문구다.
작년에 같은 편이었던 7회 후배들이
매년 같은 편이 되길 바라면서 준비했단다.
운동장 가장자리 나무 그늘 아래 자리잡은 천막 안에는
일찍 와 있다는 주환이와
제천서 먼저 들어 온 애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조금 있으려니 종환이가 오고,
희옥이가 터미널에 도착했다고 계호가 마중을 나간다.
바로 옆에서는 1회 선배들이 이제서야 천막을 치느라 부산하다
늘 그렇듯 체육행사의 개회식은 별반 다르지 않다.
동문회장의 개회선언에 이어 참석한 내빈의 소개와 축사
행사 규모에 따라 지역구 국회의원의 참석 여부만 다를뿐....
지자체 단체장들의 얼굴 도장 찍기 코스다.
식장에 늘어선 줄의 길이로 보아 우리 동창들이 가장 많이 온 것 같다.
운동 경기의 종목은 전년과 동일하게 축구, 배구, 족구로 짜여졌다.
참석 인원이 적어 선배기수와 후배기수가 합해져 연합팀을 이룬다.
올해는 5회 후배들과 한팀이다.
그런데 고작 서너명 밖에 없다.
개회식이 끝나고 본행사 안내와 진행을 담당하는
보기에도 넉넉한 여자 후배의 강원도 사투리가 친근하게 다가온다.
아 시방 운동장에서 축구찰라고 나오라는데
왜 안나오나... 언릉 안나오나...
가장먼저 한 것은 축구경기 였다.
상대는 1회와 4회가 합쳐진 연합팀 이다.
축구하면 우리 2회를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자원을 보유하고 있기에 뭐 무난하게 이길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다.
전.후반 10분씩하는 경기인데도 뛰지를 못한다.
관리 못한 체력과 어제의 지나친 음주
그게 큰 이유일게다.
결국 0 : 2 로 지고 말았다. 이런...
유일한 위안은
서로 합의하여 10만원씩 걸고 한 족구경기에서
어렵게 마지막 세트까지 가서 겨우 이겼으나,
다시 배구경기에 10만원을 걸어 지는 바람에
결국은 본전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주 실망스러운 결과는 아니었다.
이후에 진행된 족구의 준결승과 결승전에서
예상외의 선전으로 우승을 하였고
덕분에 우승상금 20만원과 입장상금 10만원
또 경품 추첨에서 백진주가 원하던 자전거를...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경미와 몇몇 친구가 경품에 당첨되는 등...
부수적인 성과도 꽤 있었다.
아쉬운 건
각 기수별로 참가하여 진행된 노래자랑에서
백진주가 노래자랑의 스타트를 끊으며 열창을 하였슴에도
후배들을 위한 배려인지...
입상을 하지 못했다는 것...
정말 잘 불렀는데.....
행사의 마지막인 폐회식이 진행될 즈음..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해
경미와 이화 등 몇몇 친구들은 먼저 떠나고.
나머지 인원들이 천막을 걷고 주변 정리를 마친후
마지막 석별의 정을 나누기 위해
인근 메운탕 집에 모였다.
그간의 수고에 위로와 격려가 오가고
더욱 발전하는 동창모임이 되도록 뜻과 힘을 모으자는 내용으로
집행부 구성에 대한 의견도 조율이 됐다.
이제 각자의 위치로 돌아가야 할 시간
돌아갈 위치와 방향에 따라 동행자를 정하고
남아 있던 사람들의 얼굴을
한장의 사진에 모두 넣고
훗날을 추억할 단체 사진을 찍었다.
나누어 탄 차량이 차례로 출발한다.
잘가고...
년말에 다시보자..
달리는 차량의 뒤로
아쉬움 가득한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
2008.6.2
한 상 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