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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의 절경 쇠소깍에서
세상한가득
2008. 9. 8. 10:35
원시의 절경 쇠소깍에서
서귀포 시내에서 1132번 도로를 따라가다 신효마을과 하효마을을 지나면, 효례교에 이르게 된다. 효례교는 하효마을과 남원읍 하례리의 경계에 대당하는 효돈천이 1132번 도로를 가로지르는 지점에 건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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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란 효돈의 옛 지명이 유래한 '소'를, '소'는 물웅덩이를, '깍'은 제주어로 '끝' 혹은 '마지막'을 의미한다. 쇠소깍은 효돈천 하류가 웅덩이를 형성하여 바다와 만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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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효의 어느 대감댁에 머슴이 살고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대감의 딸과 머슴의 아들이 서로 나이가 같았다. 이 어린 아이들은 반상의 구별을 넘어서 어릴 적부터 친구로 지내면서 우정을 키웠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자 이들의 우정은 사랑으로 발전했다.
그런데 대감은 자신의 딸을 다른 곳으로 시집보내려 했고, 차마 사랑하는 남자를 두고 다른 남자에게 시집을 갈 수 없었던 대감의 딸은 부친에게 머슴의 아들을 향하 자신의 사랑을 실토했다. 하지만 신분사회에서 반상을 뛰어넘는 사랑이란 비극을 잉태할 수밖에 없었다.
딸의 항변에 분노한 대감은 머슴 가족을 모두 내?고 말았다. 사랑을 이루지도 못하고 기거할 곳마저 잃어버린 머슴의 아들은 억울함을 이기지 못해 효돈천에 있는 자살소에 몸을 던져 죽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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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연인의 시신을 부여잡고 통곡하던 대감의 딸도 결국은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기원바위 위에서 쇠소깍으로 몸을 던져 죽고 말았다.
하효마을 주민들은 신분을 뛰어넘고 간직해 온 사랑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던진 처녀의 애절한 넋을 기리고 그 억울한 죽음을 위로하기 위해 마을 동쪽에 있는 용지동산에 당을 마련해 그 영혼을 모셨다. 이 당을 주민들은 '할망당' 혹은 '여드레당'이라고 하는데, 최근 마을 안길을 정비할 때 당은 철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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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소깍의 매력은 푸른 상록수림이 계곡에 비쳐 빚어내는 짙은 초록빛에서 비롯된다. 여기에 푸른 하늘빛이 연못에 더해지고, 산들바람이 바닷바람과 함께 계곡에 어우러지면 이 일대는 자연이 주는 평화로 물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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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소깍 주변의 바위들은 주로 조면암질 현무암이다. 현무암 암석은 표면에 구멍이 많기 때문에, 이 작은 구멍 안에 빗물이나 바닷물이 쉽게 들어가 머물게 된다. 이때 바위 안으로부터 소금에 의해 풍화작용이 일어나고, 그 작은 구멍들은 점점 성장한다. 결국 바위 내부가 팽창되면서 밖에 있는 바위 표면을 밀어내 바위의 표면이 무너져 내린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란 말이 있지만 계란보다 더 약한 소금물이 바위 표면을 무너뜨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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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소깍은 오랜 기간 외부에 그 비경을 감추고 있었다. 따라서 쇠소깍이 관광지로 부상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외부에 노출된 시간이 짧았던 만큼 아직은 원시절경이 거의 대부분 훼손 없이 보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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